대구 서구에 있는 대구쪽방상담소와 북구의 대구종합노숙인지원센터가 진료소를 통합해 중구 곽병원에 대구희망진료소를 개소했다고 한다. 2012년부터 인력 축소로 대구종합노숙인지원센터의 무료진료소에 공중보건의가 배치되지 않아 대구쪽방상담소 무료진료소에서 노숙인 진료까지 병행해오다 통합서비스를하게 된 것이다. 의료취약 계층에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에 공감한 곽병원이 진료소를 운영할 장소를 제공해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진료소를 찾는 사람이 두 배나 늘었다고 한다.
두 기관의 통합진료소 운영은 유사 복지기관 간 통합서비스 제공, 민간 기관과의 연계협력이라는 점에서 기관·단체 간 연계부족으로 인한 복지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좋은 사례가 될 만하다.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은 보건·의료·교육·주거 등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이 안고 있는 복합적인 문제를 극복하고 사회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맞춤형 종합 서비스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현실은 취약계층이 자신에게 필요한 공적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받기는 어렵다. 의료서비스를 받다가 그것이 계기가 돼 필요한 주거나 교육 서비스 등으로 바로 연계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복지기관들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분야의 복지서비스에만 책임감을 가지고 제공할 뿐 나머지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소극적인 대응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복지기관들은 감독권을 가진 중앙부처가 다르고 예산지원도 제각각이라 각자 맡겨진 임무만 수행하다보면 복지 수혜자 입장에서는 서비스를 중복해서 받거나, 정작 필요한 서비스는 받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자원봉사단체나 민간기관들도 지자체나 복지기관과 적절히 연계가 되지 않으면 일회성 지원에 그치거나 반복된 물적지원으로 효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취약계층 가정에 겨울에는 김장김치가 넘쳐나고, 설에는 가래떡만 들어오고, 여름철에는 선풍기를 몇 대씩 선물받는 일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것도 바로 연계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 사회복지지관, 자원봉사단체, 민간단체 등 사회복지서비스 관계기관 간 연계를 위해 법률적인 정비가 필요한 부분은 보완해나가고, 자율적인 노력으로 가능한 부분은 협력을 강화해 한층 촘촘한 사회복지망이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영남일보 2014년 11월 24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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