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巫俗)이란 무당이 춤과 노래로 신령을 모셔와 액을 막고 복을 비는 풍속이다. 흔히 굿으로 대표된다. 이를 비과학적이라거나 미신이라고 비판하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예로부터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은 문화이기도 하다. 이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재단법인 운경재단이 경산시립박물관에서 마련한 ‘한국의 무속신앙, 인간과 신령을 잇다’전이다. 지난 10일 개막해 9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출품작은 모두 170여 점이다. 전시장은 세 가지 주제로 나뉘어져 있다. ‘인간과 신령을 잇는 의례행위, 굿’에서는 굿을 할 때 사용되는 다양한 물건을 볼 수 있다. 삼불제석·바리공주 등 굿당에 거는 신령의 그림을 비롯해 부채와 방울인 요령(사진), 놋거울인 명두, 부채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인간과 신령을 잇는 매개자, 무당’ 코너도 있다. 신내림을 받은 강신무와 대대로 무당의 신분을 세습해 업으로 이어오는 세습무 등 무당의 개념을 설명한다. 이곳에는 중요무형문화재인 고 김석출 의 무구(巫具)가 전시되고 있다. 징·무복·신칼·장구·태평소와 자신이 직접 만든 종이꽃(지화) 등이다. 생전의 굿 장면을 영상으로 볼 수도 있다.
‘인간과 신령을 잇는 도구, 무구’ 코너에서는 별상·용신·산신·옥황상제·와룡선생 등 굿당에 거는 무신도와 부적판·신칼 등이 전시 중이다. 전시물은 곽동환(75) 운경재단 이사장이 40여 년 간 수집한 것 중 일부다. 곽 이사장은 ”우리 민족의 길흉화복에 관여해온 무당과 굿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은진 경산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동화에 나오는 바리공주나 삼신할머니는 무속신앙에서 유래했다”며 “어린이들에겐 이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교육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운경재단은 시지노인전문병원 등을 운영하는 대구의 의료·사회 복지법인이다.
중앙일보 2015.06.12자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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