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서 미술작품도 감상 - 모레아 내 '갤러리 라운지' (2004.01.25)
장례식장에 미술 화랑이 들어섰다. 올 연초 문을 연 대구시 수성구 욱수동 모레아 장례예식장 별관 3층의 갤러리 라운지. 엄숙하고 장엄한 우리의 장례문화를 감안하면 파격적 발상이다.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기능을 가진 화랑이 대중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일반 찻집이나 박물관 등에 들어선 적은 많지만 장례식장에 들어선 것은 선 것은 갤러리 라운지가 국내 최초다. 모레아 장례예식장 역시 단독 장례식장으로는 대구에서 최초다.
실내 35평, 실외 35평 등 모두 70평 규모의 갤러리 라운지는 음악과 차가 공존하며, 장례식장을 찾은 문상객들이 잠시나마 보낸 이를 추억할 수 있는 기능도 한다.
대관료는 무료이며, 전시기간은 1개월이 기준. 엽서 규격의 팜플렛 500매도 화랑에서 무료로 제작·배포해 준다.
이 화랑이 탄생하게 된 것은 삶과 죽음을 하나로 접목시켜 예술이 함께 숨쉬는 화랑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장례식 운영자인 운경재단곽병원(이사장 곽동환)과, 화랑 대표인 최돈정(64)씨의 뜻이 결실을 맺은 덕분이다.
최씨는 지난 82년 대구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양화가. 그래서 갤러리 라운지 첫 전시회의 테이프를 자신이 끊고 이달말까지 개인전을 열고 있다. 뿐만 아니라 8월까지 매달 전시회 초대작가가 이미 선정된 상태이다.
이곳에는 화랑 말고도 곧 한국무속박물관과 한국전통민속악기전시관이 곧 개관할 예정이어서 새로운 문화의 보금자리로 탄생하게 된다.
최씨는 『매년 한 두 차례 한국의 중견작가를 초대해 전시회를 여는 한편 건물에 함께 들어설 무속박물관과 악기전시관과 어울릴 곳으로 꾸미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박원수기자 (200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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