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사랑 그리고 희망 자원봉사(7) - 사랑의 도시락 봉사
"지난해 2월부터 5개월 동안 하루 20여개 도시락을 배달하다 도저히 시간이 맞지 않아 쉬다가 두어달 전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차량 운행비도 들고, 점심거르기도 일쑤지만 마음은 편안하고 뿌듯합니다".
경산에서 막걸리 배달을 하는 석병해(50·경산 옥산동)씨는 2001년 1월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사랑의 도시락' 자원봉사자다.
거동이 힘들어 무료급식소에 나올 수 없는 저소득 노인들의 식사 해결을 위한 것 으로 국비·지방비 각각 50%로 사업비가 지원되지만 배달은 자원봉사자들의 몫이다.
사실 도시락 배달 봉사는 시간과 돈이 들어가고 대상 노인 상당수가 70~80세의 홀 몸이어서 안부 확인 및 말벗 봉사 등 3중 역할을 해야해 비교적 힘든 분야다.
경북도청 권오순 노인복지담당은 "현재 울릉을 제외한 도내 22개 시·군 1천84명 노인들을 대상으로 이 사업을 시행중지만 농촌지역은 배달 봉사자 확보가 어려워 한사람이 20~30개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산지역에서 배달되는 도시락은 모두 167개. 전석복지재단이 운영하는 경산 노인종합복지회관 89개, 대한불교 조계종의 백천사 회복지관 36개, 운경재단 부설 재가노인복지센터가 42개 도시락을 각각 맡고 있다
3, 4가지 반찬과 국과 밥을 각각 담은 3통의 도시락은 무료급식소에서 만들어져 15명의 자원봉사자가 오전 11시30분쯤부터 배달을 시작한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빠지면 사회복지사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 조를 이뤄 하루 50개씩의 도시락을 배달하는 도미나(53·경산 옥산동)·서은숙(52 ·경산 중산동)씨 "가진 것은 없지만 한 번쯤은 남을 위해 살아봐야 겠다는 생각 에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며 "점심시간을 맞추기위해 바쁘게 뛰지만 진량·압량 등 읍면지역도 있어 오후 3시쯤돼야 배달을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천복지관 무료급식소에서 봉사하는 정임순(50)·서숙이(48)·김영현(49)·강선옥(49) 주부는 벌써 3년째 거의 매일 30여개의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이래저래 15년째 봉사 일을 해온 서씨는 "남편과 자녀들이 이해해 줘 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며 "귀찮게만 생각하지 않으며 누구나 봉사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만든 도시락은 이주연·장금옥 주부와 백천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에 의해 배달된다.
2년째 이 일을 하는 김동환(34)씨는 "처음엔 16개이던 도시락이 어른들이 돌아가셔 13개로 줄었다"며 "병환으로 입원하거나 돌아가셔서 도시락을 못돌리고 되가져 올 때는 마음이 그렇게 허망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또 "노인 상당수는 밥 굶는것에 익숙해진 탓인지 점심용 도시락 한개로 하루를 때우는 경우도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백천복지관 배종호(30) 복지사는 "도시락 배달 봉사는 차 있어야하고 정작 자신은 점심 먹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일이 만만찮아 봉사자 상당수가 몇개월을 못 버티고 그만둔다"며 "늘 봉사자가 부족한 형편"이라고 아쉬워했다.
매일신문 이창희기자 - (2002. 1.21) (2002. 1.21)
|